불러 줄 때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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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교회로 소포가 도착했다
다름아닌 타 교회의 장로님이시며 시인이신 김동신님의 시집이었다
교회 신축하기 전부터 새벽예배에 꾸준히 나오시며
게시판을 열어보시고 내 글을 읽으시기도 하고
올리시기도 하셨다
사실, 몇년 전에는 새벽 예배 드리고 와서
가끔 글을 올렸었는데
성전건축 한 후로는 거의 열람하지 않은 것 같다
글을 쓴 시간은 거의 새벽예배 마치고 준비 없이 올린 글들이었다
아쉽게도 전에 글들은 모두 사라졌다
저장도 습작도 없이 그냥 쓰고 그냥 올린다
지금도 마찬기지이다
우리 인생에 남길 흔적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동안 김동신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궁굼했는데
이사 가셨다면서
제 이권 시집 내 사랑 꽃이여 출간한 책을 소포로 보내주셨다
제 일권 동행의 축복 첫 발간 시집도 선물 받았는데 너무나 감사하다
그 중에서 시 한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두 혼자이고 외롭다고 외치는 이 시대에
내가 먼저 이름을 불러 주면 좋지 않을까?
불러 줄 때가 좋아
세월 따라 여전히 봄은 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두려움과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려와
내 가슴에는 봄 같지 않은 봄이 왔다
그 언제나 완연한 봄날이 찾아올까
애통한 맘 움켜잡고 애타게 기다리며
불러줄 때가 청춘이어라
현직을 떠나 세월이 가고 동전 한 잎 떨어지면
몸도 맘도 하나둘 점점 멀어져가나
너 한번 나 한번 불러주다 소식이 끊어지면
만남 멈춤인가? 인연 끝인가?
어느 누가 다정스럽게 이름 석자 불러줄까
오랫동안 함께 하려면, 뭐니 뭐니 해도 건강 하나뿐 아니겠는가
꽃이 피고 새가 울면 주름진 계급장 계곡에 강물이 넘쳐
추억들은 봄나들이 가자고 아우성친다
그때 그 시절 그리워 가슴만 적신다
이젠 불러 줄 때가 그립다는 군번인가 보다
불러 줄 때가 좋아! 불러 줄 때가 좋아!
코로나 이겨내며 누굴 불러 볼까? 나는 어느 누가 불러 줄까?
청춘의 봄이여! 봄날은 잘도 간다
2020. 7. 30 [제 425호 전남대학교 동창회보 동문 마당 시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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